아기를 부르는 그림-'기타기타 시리즈'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기타이치와 기타지의 콤비 활약극 인 듯한데...
나는 일본말은 전혀 모르고 '~이치'로 끝나는 이름이 더 나오면서 헷갈리는 구간이 있었다.
생소한 용어설명 -문고, 오캇피키
주인공 기타이치의 본업인 '문고상'은 에도시대에 있었던 '문고(책을 넣어 보관하는 상자)'를 만들어 파는 직업이라고 한다.
이 '문고'에 보관될 책의 주제에 부합하거나, 절기에 따른 이벤트성 그림을 붙임으로써
'보관함'으로서의 실용적 기능에, 예술적(신앙적) 가치를 더하곤 한다.
어디서 굴러들어 왔는지 모를 어린 기타이치가 처마 밑에서 자고 있어도
내치지 않았던 문고상이자 '오캇피키'(탐정)인 '센키치대장'의 영향으로
기타이치도 문고상의 길을 걷게 된다.
'오캇피키'는 일반인이 수행하는 '공적 방범 업무'의 일종으로
'짓테' (포박용 무기)라는 물건이 상징적으로 '오캇피키' 자격을 증명하고
'오캇피키'를 그만둘 때는 반드시 상부에 반납을 함으로써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 직위이다.
사회적 메시지
까무룩 한 옛날이니 만큼
태어난 대로 버려지거나, 일찍 부모를 여의거나 하는 일들은 잦았나 보다.
먹을 것도 넉넉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고단하다 보니
인심이라는 게 있을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약자를 괴롭히지 않고 불의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한 행복을 보여준다.
기타이치와 기타지의 콤비의 활약도
요즘 시대의 과한 양념 들어간 버디무비에 비하면
너무 은근한 나머지 일방적인 우정 같기도...
삶의 결과 방향이 같기에 둘은 단짝임에 분명.
'독으로 독을 잡고 뱀의 길은 뱀이 안다고'
어둠의 세력을 잡기 위해 급한 대로 범죄자들을 요긴하게 '오캇피키'로 부리는 경우도 있었다.
'공무수행'이라는 명목하에
'짓테'를 일반인을 향해 휘두르며 희롱하고
수사를 종결하는 핵심 증거는 물증보다는 '자백'으로 온갖 고문 끝에 죽이는 일도 다반사였고
실적을 위해 말 그대로 표적수사가 난무하던 시대였다.
소설 내에서 '높으신 분들'이라는 통칭으로
정부기관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내며 납작 엎드려 거스르지 않으려 애쓰는 장면들이 나온다.
정부(막부) 요직에 자리한 사람의 지적역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두뇌보다는 태도의 문제인 듯한 것으로 보아 시대와 픽션을 넘어
우리나라의 현실과 싱크로율이 꽤 높다.
국가나 정부의 형태가 언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형식일지는 모르나
인류는 더 나은 길을 찾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유머..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 작가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의 소설답게
책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자비 없이 잔혹하고
결말은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이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작가님 개그욕심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저항 없이 터지는 구간이 많았다.
무도한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나는 실망스러운 사람들을 본 때마다
문명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 정말 신기한 노릇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긍정적인 마음이 문명 발전의 기폭제가 아닐까 싶다.
모처럼 맛본 어른의 통속소설은... 대단했다.
미미여사님 개그욕심 좀 더 내주세요... 부탁합니다.
'미스테리는 대단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계단-다카노 가즈아키 (0) | 2024.08.03 |
---|---|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_미야베 미유키 (0) | 2024.07.26 |
외딴집-미야베미유키 (0) | 2024.07.09 |
인내상자-미야베 미유키 (0) | 2024.06.17 |
눈물점_미야베 미유키 (0) | 2024.05.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