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의 시대물에 충분히 연습이 되었다고
자신하며 골랐다.
기모노 입은 여인의 삽화이니
시대물이다! 확신했지만
현대물....
마사오(아들)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어느 날 대뜸 찾아온 생면부지의 변호사.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아빠(유키오)의
불륜행각을 목도한 아들.
20여 년 전
총상을 입은 사와무라씨를 도와준 인연으로
5억 엔을 유증 받은 엄마.
벼락같은 행운에 따라붙는
전화벨의 추격!
1. 총상당한 사와무라씨를 간호하느라
학교까지 빼먹었던
어여쁘고 고집스런 19살의 엄마!
2.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명성을 떨친 어둠의 주식투자자.
잡지사에 실린 사진으로 보아
아빠보다 훨씬 잘생긴 36살 즈음의 사와무라씨....
3. 바람피운 전적이 이미 여러 번인 아빠는
거액의 돈을 유증 받은 엄마와
사와무라씨의 사이를 의심하며
마사오의 존재까지 부정하기 이른다.
4. 요통에 시달렸던 아빠가 해줄 리 없는
비행기 태우기 놀이를 기억하는 마사오.
어쩌면 나의 친아빠는 사와무라씨가 아닐까?
5.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친구 시마자키!
마사오의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함께 조사를 나서는 둘은 마치 홈즈와 왓슨!!
P93
“이럴 때 어린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저앉아 질질 짜며, ‘부탁이니까 제발 나를 상처 입히지 말아 줘’라며슬퍼할 권리는 없어. 수동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극 중 시마자키의 대사...(응?)
잠깐, ‘솔로몬의 위증’에서도 느꼈지만
미미여사는 어린아이의 인지능력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곤 한다.
나의 어린 시절은 간신히 살아 숨 쉬는 수준에 불과했기에
주인공(9세)의 객관화된 말과 생각에
종종 어린애가 화자라는 것을 잊게 된다.
스스로 해답을 찾고자 하는!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어떡하든 그런 노력을 하고 싶어 하는 마사오에게서
바람직한 삶의 철학이 보인다.
답이 없다는 결론일지라도 우리는 찾아 나서야 한다.
P130 유형성숙(幼形成熟, neoteny)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전적 정의: 유생연장(neoteny) 또는 유생성숙 또는 유형성숙 (幼形成熟, juvenilization) 또는 유태성숙(幼態成熟)은 동물이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된 개체이면서 비 생식 기관은 미성숙한 현상을 말한다
길들여진 가축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행태로
소설에서는 아이 같은 태도를 유지하니 사람들의 분위기가 다정해지는 것을 말했다.
동안이 유행하는 것도
어쩌면 이런 편리가 작용하는 걸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9살짜리 주인공이 삶의 질곡을 받아들이는 태도,
신체적, 사회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의지를 보여준다.
유형성숙이 거론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
현실의 어른들인 우리는
40이 넘어서도 의존적으로 살면서
남 탓을 일삼고 징징거리고 있지는 않은가.
어른으로서 자격미달이 넘쳐나는 현실과
소설 속 성숙한 어린아이 중
전자를 참아줄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사건은 우연의 매듭을 거쳐 완성이 되고
행복한 기분을 더 오래 머금기 위하여
소리 내어 웃지 않는 소박함이
포근하게 전해진다.
'미스테리는 대단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계단-다카노 가즈아키 (0) | 2024.08.03 |
---|---|
외딴집-미야베미유키 (0) | 2024.07.09 |
인내상자-미야베 미유키 (0) | 2024.06.17 |
눈물점_미야베 미유키 (0) | 2024.05.19 |
아기를 부르는 그림 -미야베 미유키 (1) | 2024.01.14 |
댓글